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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사립외고 설문조사 문제점 분석선거공약 자사고에서 사립외고로 ..... 새로운 논쟁
리강영뉴스닷컴 | 승인 2015.07.03 09:51




 

 

폐해가 드러난 여론조사 선거운동

우스개 소리로 ‘앞으로 배우자도 여론조사로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당 공천에서 국민과 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로 후보자를 결정한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반 전화 여론조사를 한다. 여론조사 특성 때문에 인기도를 평가하는 인지도 중심이다. 그래서 일찍부터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여론조사 선거운동을 한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어느 후보는 1년 전부터 특정 여론조사기관에 전화 여론조사를 맡겼다.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표집 전화를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결과를 발표하였다.

질문 문구, 질문 순서, 재 질문 방식 등 설문지 구성, 조사응답자 선정, 표본추출과 관련된 방법 등 언급 없이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의뢰 후보 우세 조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문자 또는 SNS에 공개하고, 지인들까지 나서서 대대적으로 인터넷에 퍼서 날랐다.

이렇게 계속 반복된 여론조사 대상이었던 전화번호로 방송사와 당 후보 경선 여론조사를 하였다. 당연히 오래 전에 노출된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경선 과정에서 다수의 일반 전화를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을 하기도 하였다. 철저하게 여론조사 전문가를 통한 여론조사 활용 선거 운동이 당선에 크게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전화 여론 조사의 한계

우리나라 여론조사에서는 전화번호부가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표집틀이다. 전화 여론조사는 ‘한국통신’과 ‘하나로 통신’ 인명 전화번호부를 표집틀로 삼는다.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전화번호부조차도 이미 모집단 대표성이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고려대 허명회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총 가구 중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가구는 57.2%에 그치는 데다, 유선전화 없이 휴대폰만 사용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였다.

우리나라 전화 조사는 전화 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응답자 전체에서 주부 비율이 높고, 재전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무응답율도 지나치게 높다고 한다. 응답자가 연령을 속여서 응답을 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응답률이 낮으면 표본의 무작위 선정이라는 원칙이 흔들리고, 사실상 특정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것이 된다. 결국 응답률이 낮을수록 노령층, 여성, 저교육층을 과다 대표하는 경향이다.

질문지 속에 포함된 단어 하나, 응답 문구의 순서, 상대적인 용어 사용, 유도성 질문, 그리고 응답자의 태도 등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시민 여론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무리이다.

 

지난 6월 23일 여수시가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발주한 ‘명문고 설립 타당성 연구’ 중간 보고회가 있었다. 보고 내용을 보면 핵심은 여론 조사 결과이었다. 보고회 이후 지역 언론 중 일부는 여수시가 여론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작성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하기도 하였다.

여론조사기관은 광주에 소재하는 ‘코리아정보리서치’이다. 전남대 교수 등이 자문 및 연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여론조사기관이다. 용역 발주는 대부분 발주 기관의 지침을 담은 시방서를 무시할 수가 없다.

 

먼저 여론조사 방법을 검토하였다.

첫째, 고등학교 진학과 관련 없는 대상으로 편중된 조사

여론조사는 여수시 19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하였다. 아마도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것은 선거권을 가진 유권자를 고려한 것 같다. 명문고 설립 타당성 연구 위한 여론조사는 선거권과 관계가 없다.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재 여수시내 중학생, 고등학생이거나, 여수에서 외지로 진학한 고등학생, 초•중•고등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

표본 추출은 행정읍면동 인구 비례로 6,206명을 선정하여 전화 통화를 한 결과 500명이 응답을 하여 응답율이 8.1%이다. 응답자는 중학생 이하 학생이나 어린이 자녀가 있는 경우는 27.6%이고, 없는 경우는 72.4%이라고 하였다.

조사 대상을 인구 비례로 배분하면서 이미 자녀 교육과 관련이 적은 50대와 60대 이상 시민을 무려 절반 정도인 46%를 배분하였다. 실제 응답에 있어서는 이보다 많아져 64.6%가 되어 교육과 관련이 적은 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자녀 교육 여론 조사가 되었다.

 

[여론조사결과]

둘째, 평일 일반 전화 조사로 특정 계층 중심 조사

이번 여론조사는 6월 10일(수) ~ 11일(목) 2일 동안 조사원에 의한 전화 면접 조사로 이뤄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 중 스마트폰 보유자가 3,700만 명이다. 휴대 전화도 아니고, 일반 전화로 주말도 아닌 평일 조사를 하였다. 그 시간에 집에서 일반 전화를 받는 시민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대부분 이와 같은 여론조사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고령층 또는 가정주부들이 응답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연령별 성별 응답 성향을 분석하는 것 자체가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최소한 휴대 전화 50%, 일반 전화 50% 걸기를 했어야 조사 목적에 맞는 여론조사를 할 수 있다.

다음은 설문지 구성과 질문 내용을 살펴보았다.

첫째, 핵심인 사립외국어고는 6개 질문 중 1개

현재 여수에 명문고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긍정 13. 4%, 부정 86.6%)
여수지역 중학교 우수학생들이 타 지역 학교로 유출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알고있음 78.8%, 모름 21.2%)
우수한 중학교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지역에 명문고가 없어서 52.6%, 지역학교 교육 수준이 낮아서 23.4%, 교육환경이 좋지 않아서 16.8%, 타 지역에 사교육시설이 많아서 7.2%)
여수에 명문고 설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필요 85.4%, 불필요 14.6%)
여수시에서는 명문고 육성을 중점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다 61.8%, 모른다 38.2%)
여수산단에서 운영비를 지원하는 명문 외국어고 설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찬성 79.8%, 반대 20.2%)

둘째, 응답에 따른 상호 연관성이 없는 질문

6개 질문 중 2개 질문이 인지도 조사였다. 인지 여부에 따라 다르게 의견을 조사해야 하는데도 무시하고, 일괄적인 조사를 하였다. 결과적으로 상호 연관성이 부족하고, 경향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 같다.

1번에서 명문고가 있다고 생각하는 13.4%에게 4번에서 다시 명문고 설립 필요성을 물었다. 또, 4번에서 명문고 설립이 불필요하다고 하는 14.6%에게 6번 산단 지원 명문 외국어고 설립을 물었다.

2번에서 여수지역 중학교 우수학생들이 타 지역 학교로 유출되고 있는 사실을 모르는 21.2%에게 3번에서 유출 이유를 물었다.

5번에서 여수시에서는 명문고 육성을 중점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지 모르는 38.2%에게 6번에서 명문 외국어고 설립을 물었다.

 

셋째, 정확한 개념 규정 없이 마구잡이 조사

명문고 설립 타당성 연구이므로 명문고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생략되었다. 그러면서 1번 질문은 여수에 명문고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은 지나치게 외지로 빠져나가는 학생 중심이다. 많은 성적 우수 학생이 지역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있는데도 매도를 한 것이 된다. 결과만 보면 여수고 등 지금의 학교는 명문고가 아니고, 우수 학생이 아니라는 뜻이다. 동문과 재학생, 학부모의 엄청난 반발이 예상된다.

1번부터 5번까지 명문고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6번에서 ‘산단 지원 명문 외국어고’를 묻는다. 명문고가 마치 사립외국어고만 있는 것처럼 되었다. 명문고가 학교 형태인가, 진학 실적인지 불분명한 채로 조사를 하였다. 명문고가 학교 형태라고 한다면 시민들을 대상으로 ‘외국어고’만 조사할 것이 아니라 ‘자사고’, ‘예술고’. ‘과학고’, ‘국제고’, ‘사립고’ 등 어느 학교를 선호하는지를 조사하여야 한다.

넷째, 응답자 선택 폭 제한

여론 조사 기본이 질문에 따라서 응답자가 판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모름’이라는 항목을 두어야 한다. 3번 우수 학생 타 지역 유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선택 할 수 있는 항목으로 제시된 4개 외에도 ‘기타’가 있을 수 있는데도 제외하였다.

특히 3번은 직접 타 지역으로 진학한 학생이거나 학부모 아니면 응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그런데도 지역에 명문고가 없다는 것이 52.6%가 된 것은 신뢰성과 타당성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예산 낭비 용역 가능성 농후

이미 여수시가 2009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교수를 중심으로 한 ‘여수•광양만권 발전 포럼’에 용역을 주었다. 여수시 공교육 희망 만들기 시민 대토론회(2009.03.26.여수시청 회의실)를 개최하였다.

당시 전라남도교육청 김승호 장학관이 ‘여수지역 고등학교 교육의 현황과 과제’라는 기조 발표를 통해 실태를 분석하고 방안을 제시하였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문가 손준종 한국교원대교수, 한만길 한국교육개발원 실장, 이종태 한국교육연구소장 등이 나서서 전국적인 관점에서 여수교육의 방향을 발표하였다.

그 이후 여수시는 2005년부터 시작된 특목고 논쟁을 종료되는 듯하였다. 여수교육지원청과 함께 ‘내고장 학교 보내기’를 통해 유출을 방지하였고, 영재원을 만들어 우수 학생을 집중 관리하였다. 1년에 90억원의 교육 경비를 지원하였다면 분석을 하여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2014년 민선 6기 시장 당선자가 공약으로 ‘자사고’ 유치를 내걸었다. 당선 이후 ‘자사고’가 ‘사립외고’로 바꿔서 1년 가까이 새롭게 외고 유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7월 하순 최종 결과 보고에서 어떤 내용이 발표될지 모르지만 지금과 같아서는 예산 낭비가 크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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