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사회, 선임 과정 투명화·엄격한 기준 수립·부적격자 면접 배제 촉구
KBS이사회(이사장 이인호)가 사장추천위원회 수립, 특별다수제 도입 등 사장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는 각종 장치를 거부한 채 오늘(21일)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만의 참여로 면접 후보자를 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언론시민사회는 “KBS까지 국정화하려는 것인가”라며 청와대 낙점을 받은 청부사장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언론개혁시민연대·전국언론노동조합·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새언론포럼·자유언론실천재단·언론소비자주권행동·표현의자유공대위·미디어기독연대·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언론위원회 등 11개 언론시민단체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KBS 국정화 및 청와대 청부사장 선임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2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언론시민단체의 이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권오훈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마땅한 절차를 거쳐서 다음 KBS 사장 후보를 결정하고 국회 인사청문회에 가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사회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부적격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런 사람들도 공개적으로 검증을 거쳐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KBS이사회는 지금 당장 공개적인 절차에 들어가, 누가 보기에도 분명한 청와대 낙하산 사장은 절대로 사장 후보로 선임하지 말기를 강력히 주장한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 노조) 권오훈 본부장은 기자회견 장소 뒤편에 세워진 현수막을 바라보며 “맨 가운데 있는 현수막이 다른 네 개와 달리 유난히 빛이 바래 있다. 바로 1년 전 KBS 새 노조가 내걸었던 현수막인데 다시 꺼냈다. ‘청와대는 KBS에서 손을 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오훈 본부장은 “야당이사 4명을 뺀 상태에서 여당이 추천한 7명 이사만으로 KBS 사장을 뽑겠다고 한다. 이렇게 여당이사들에게 당첨된, 추첨된 사장을 누가 KBS 사장으로 인정할 수 있겠나. 도저히 청와대로부터 특명을 받지 않고서는 시도할 수 없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여당이사들만의 날치기로 통과된 수신료 인상안이 어떤 운명에 처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정부여당만의 반쪽짜리 사장이 어떤 운명이 처할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국민들로부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를 지휘한 이사들도 국민들로부터 심판받게 될 것”이라며 “KBS 구성원들은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언론시민사회는 KBS이사회가 차기 사장을 뽑을 때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민주성이 확보되고 △엄격한 심사 기준을 세워 후보들을 검증해야 하며 △부적격 후보들(강동순, 권혁부, 고대영, 이정봉, 조대현, 홍성규)은 면접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21일 오후, KBS 신관 로비에서 K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양대 노조가 KBS이사회를 규탄하는 피케팅을 벌이고 있는 모습

한편, K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등 5개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한 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88.97%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오후 4시로 예정된 KBS이사회에 앞서 KBS 양대 노조는 오후 3시 30분 현재, KBS 신관 로비에서 여당이사들만 참여하는 비공개 회의를 비판하고 부적격 후보 배제 및 특별다수제 도입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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