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은 광복 70년이라는 경사스러운 날인 동시에 분단 70년의 아픔이 잉태된 비극적인 날이었다. 광복 70년을 경축하는 많은 행사가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러졌고, 오늘도 살아 숨 쉬는 분단 70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도 여기저기서 마련됐다. 축하 잔치가 끝날 무렵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로 시작된 남북의 극한 대치는 분단의 냉엄한 현실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이 8월 31일 교회 언론과 가진 인터뷰는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추기경으로서 광복과 분단 70년의 의미와 함께 교회 민족화해 사목이 나아갈 방향을 짚는 자리로 눈길을 끌었다.
염 추기경은 인터뷰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의 성공적 타결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무력이 아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 북한과 북한 교회를 위해 범사회적 차원의 지원 법인을 설립하고 ‘내 마음의 북녘 성당 갖기 운동’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녘 신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염 추기경은 신자들에게 기도와 나눔을 요청하면서 무엇보다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지닐 것을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당부했던 것처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기도의 힘을 믿는 신앙인이고, 남북은 타인이 아닌 한 형제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대화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언제 또 경색될지 모르는 것이 남북 관계다. 그리스도인은 급변하는 남북 정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신앙인의 눈으로 북한과 민족화해 문제를 바라보고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염 추기경은 남북 문제를 대할 때 신앙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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