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가족이면 더 중형을 때린다”는 김무성 해명은 불난 집에 기름부은 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최근에 맞은 사위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10일 동아일보 특종으로 보도된 ‘유력정치인 인척 마약사범 봐주기 재판’ 기사가 터지면서다. 이 기사로 세간이 시끄러울 때 미디어오늘이 판결문을 입수, 그 유력 정치인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이며 인척은 김 대표의 사위라고 밝혀버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에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던 김 대표가 부랴부랴 이날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서 저간의 사정을 해명해야 했다. 그리고 김 대표는 이 해명에서 “결혼 전, 즉 재판 끝나고 출소한 지 한 달 정도 지나서 이 내용을 알게 되어서 부모 된 마음에 자식한테 ‘절대 안된다. 파혼이다 하고 이야기를 하고 설득을 했다”는 말로 예비사위의 흠집을 알고 결혼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럼에도 그 결혼을 허락한 것은 “딸이 나한테 ‘아빠 내가 한번도 아빠 속 썩인 일 없지 않느냐. 이번 일에 대한 판단을 나한테 맡겨달라. 사랑하는 사람인데 잘못한 거 내가 다 용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해서란다. 또 “여러분도 뭐 다 경험이 있겠지만 자식은 못 이긴다 부모가. 사랑한다고 울면서 결혼 꼭 하겠다는데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딸의 판단을 믿기로 하고 결혼을 하게 한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 결론은 나중에 알았지만 허락했다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재판과 관련된 의혹은 강력히 부인했다. “분명한 건 사건 후 한 달 이후 정도까지는 내용을 전혀 몰랐다. 오늘 언론보도에서 마치 정치인의 인척이기 때문에 양형을 약하게 한 게 아니냐는 그런 의혹 보도는 분명히 잘못된 기사다. 요새 세상에 정치인 가족이라면 더 중형을 때리지, 그걸 도와주는 판사를 본 적 있나”라고 까지 말했다.

하지만 이 내용이 연합뉴스, 뉴시스 등 통신사를 통해 타전되고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 오르면서 김 대표는 지금 여론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있다. 보도 후 2시간 정도에 댓글 600여 개가 달린 기사는 김 대표의 해명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옹호하는 댓글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김무성 대표의 “요새 세상에 정치인 가족이라고 하면 더 중형을 때리지, 봐주는 판사를 본 적 있느냐”고 말한 부분에 대해 여론은 싸늘하다. “김무성은 그동안 외계에서만 살다 왔나? 정치인 가족이라고 하면 중형을 더 때린 사건 단 하나만 대면 그 말을 믿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사건은 없다. 아무리 다급해도 없는 말을 지어내서 하면 안 된다.”는 반응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솔직히 판결문에 나온대로 2011년부터 코카인 히로뽕 엑스터시 대마 등 모든 마약을 설렵하며 2014년 검거될 때까지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면 상습중독자인데 그런 사람이 집행유예를 받은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 실제로 마약사범 중 이 같은 무거운 혐의를 받은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사례는 정말 찾기가 어렵다.

특히 12월 구속되어 2월 재판을 받고 풀려났다면 저 같은 무거운 마약사범이 단 2개월 감옥살이를 했다는 말이다. 더구나 검찰구형이 징역 3년이었음에도 집행유예로 풀어준 1심 재판에 대해 검찰이 항소하지 않은 예가 과연 있는지도 의문이다.

100만 원 벌금으로 약식기소한 정동영 전 의원이 정식 재판에서 50만 원으로 감형되었다고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찰이 항소하여 다시 벌금 100만 원을 구형했다는 기사도 있다. 또 2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한 조희연 교육감 사건도 곧바로 대법에 상고했다. 이런 예에서 보듯 우리 검찰은 자신들의 구형량에 비해 판결이 가벼우면 기계적으로 항소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항소하지 않았다. 일반인이든 법조인이든 기자든 상관없이 어떤 식으로 살펴도 이해할 수 없다.

김 대표의 딸은 30대 초반의 대학교수, 결혼을 약속한 남자는 충청북도 부잣집 아들… 부러울 것 없는 대상으로 이 둘은 지난 8월 26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때 언론들은 김 대표 가정의 이 혼사에 대해 칭찬일색 기사를 쏟아냈다.

특히 8월 19일자 “김무성, 충청 사위 맞는다는데…”라는 제목의 경향신문, 그리고 8월 18일자 “김무성 대표, 충청 사위 맞는다는데, 누구?”라는 제목의 충북지역 신문인 중도일보, 8월 26일자 “충청도 사위 맞은 김무성 새누리 대표”라는 제목의 충청일보의 기사는 하나같이 이 결혼이 김 대표와 충청권 연계설에 무게를 두고 있기도 하다.

이중 중도일보는 “김무성 대표와 이 회장의 사돈 관계는 단순 혼사 문제가 아니라 차기 대권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충청 정가가 주목하고 있다. 부산·경남(PK) 출신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김 대표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 민심의 ‘화학적 결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라고 보도했다.

충청일보도 “이런 가운데 지역에선 차기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 대표와 이 회장 집안이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썼다. 이 외에도 “김무성, 충청 재력가와 사돈 신라개발 후계자 사위 맞는다” 등 당시 김 대표의 딸 결혼에 대해 보도한 거의 모든 언론은 김무성 대표의 충청권 공략과 이 결혼을 연계했다.

때문에 오늘(10일) 김 대표의 기자간담회 발언은 사실상 정치인이 난관을 벗어나기 위한 자기방어 이 외에 다른 무게를 줄 수 없다. 특히 그가 “요새 세상에 정치인 가족이라고 하면 더 중형을 때리지, 봐주는 판사를 본 적 있느냐”고 말함으로 해명은 더욱 설득력을 잃고 있다.

그래서다. 네이버의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중 가장 압권은 “딸이 울면서 읍소해서 어쩔 수 없다고 쳐. 근데 어떻게 2년 동안 15번 마약 한 게 집행유예가 되지? 현행법상 절대 집행이 될 수가 없는데? 김무성의 힘이 개입하니까 가능한 거 아닌가?”이다. 이 댓글의 찬반 수치인 22,000:600에서 보듯 김 대표가 원하는 대로 상황은 굴러갈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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